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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다부동 전투"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칠곡 유학산에 나홀로 다녀왔습니다.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출발하여 팥재 휴게소까지 그리고 도로를 통해서 원점회귀했구요.
샛길로 오르는 바람에 산행거리가 다소 늘어 대략 8km정도 되었으나
산행 후 도로를 6km 정도 걸었기 때문에 총 14km정도 걸은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유학산 등반하면서 느낀 점은 산세가 비교적 완만하고 능선을 따라 등반하므로
주변 조망이 좋고(이날은 진한 미세먼지로 조망이 별로 였지만)
초보자도 쉽게 등산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가진 멋진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퍼온 글......
◇…유학산은 부드러운 능선과 기암절벽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6·25전쟁 당시의 흔적을 찾아 전적지 순례도 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산행지다.
산행은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인접한 다부동전적기념관 앞 79번 지방도로변에서 시작한다. 날머리 팥재휴게소까지는 7㎞의 거리. 4시간이 소요되며 중간 중간 조망이 빼어난 바위 쉼터가 있어 산행 중에 눈 즐거움이 그만이다. 정상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는 도봉사쪽을 들머리로 많이 이용하지만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한 고지 한 고지 밟는 재미는 덜하다. 갈림길이 없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등산로에는 식수가 없으므로 미리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하산 후 바라다 본 유학산의 위용 상부의 쉰질바위의 거대 암릉이 압도한다. 해발 600m 지점 거대 암릉(쉰질 바위) 바로 아래 아찔한 바위밑으로 도봉사가 위치해 있다.
퍼온 글...........
유학산
높이 : 839m
위치 : 경북 칠곡면 가산면 학산리,석적읍 도개리,지천면 학상리
특징, 볼거리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학산은 다부동 전투의 중심지.이곳만큼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곳도 드물다. 왜관-다부동을 잇는 방어선은 6·25 당시 낙동강의 교두보였다
유학산은 인민군 제3사단의 9월 대공세로 9월5일 함락, 10 여일간 인민군의 수중에 들어가기도 했다. 유학산은 왜관읍 뒤편의 303고지(자고산) -358고지 -수암산- 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으며 중앙고속도로가 산허리를 끼고 지나간다
산행 들머리는 왜관에서 다부동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908호선의 듬티재에서 시작된다. 유학산은 길가에서 보면 쭉쭉 뻗어 오른 절벽이 암산으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산길을 걷다 보면 전형적인 육산임을 알게 된다. 도로 왼편 도봉사입구 간판을 따라 도봉사(칠곡군 석적면 도개리)까지 임도가 이어져 있다. 약 50분을 걸어 올라야 하는 지루한 길이다
도봉사에서는 왜관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절 뒤편으로 20분을 오르면 전망대 바위가 나오고 이곳에서 10여분을 더 오르면 헬기장을 지나 유학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1시간 남짓 걷다보면 안부가 나타난다.능선 중간 중간에는 유학봉처럼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쉼터가 서너군데 있다. 하산길은 산나물을 뜯기 위해 만들어진 길만 희미하게 나있다. 28년째 유학산을 지켜온 유학산악회(회장 황진원) 회원들이 중간중간 꼬리표를 달아놓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총 산행시간은 4시간이면 넉넉하다.왜관읍내에서 해발 6백여의 도봉사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산행시간을 1시간 정도 줄일 수 있다.
하산지점(가산면 학산2리)에서 다부동 전투 전적기념관이 10여분 거리,왜관지구 전적기념관은 왜관읍내에서 5분 거리다.동족상잔의 비극이 끝난지 44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이 땅에는 아직도 분단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 있다.유학산은 잊어서는 안될 우리의 가슴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한번쯤 가볼만한 문화답사 산행지로 적격이다
다부동 전적 기념관에서 시작되는 유학산 초입입니다. 뒤로 유학산 전체가 조망되네요.
유학산 진입 표지판
원래 마을 이전에 좌측으로 진입하게 되었는데...지도를 미리 보고, 머릿속 기억으로 오르다 보니 500m정도 더 지나쳐 마을쪽으로 진입했고..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샛길로 주 등반로를 만날 있다 해서 그냥 샛길을 통해서 674고지 까지 올랐는데 도토리 주우려고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길들이 여기 저기 많고 엉키는 바람에
한참을 헤메다 주 등반로와 만났네요.
674고지...625때 674고지 탈환의 내력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관심도 없고 해서 읽어보지는 않았고 앞에서 인증샷만...
여기서 부터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4~5km 마치 트랙킹 코스같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반로가 연결된다.
산 아래서 보면 쉰질바위의 거대 위용으로 험학것 같지만 등반로는 평범한 육산이다 날씨가 좋으면 주변 조망을 하며 산행을 할 수 있다는데
미세먼지로 인하여 시계가 불량하여 가까운 곳만 희미하게 조망된다.
중간 중간 안내표지판...저렇게 망가져 방향만 가르킨채 바닥에 방치되어 있다.
해발 793m 가르키는 한국국토정보지리원 삼각점...저 옆에 경고안내판으로 삼각점을 훼손하면 감옥간다고 써 있다...
다부동 전투의 흔적인듯 하다..중간 중간 저렇게 인위적으로 파헤쳐진 듯한 곳이 보인다.
조망바위에서 주 능선이 바라다 보인다. 멀리 쉰질바위와 뒤로 희미하지만 구미시와 금오산도 조망된다.
줌으로 당겨본 쉰질바위와 뒤로 구미시와 금오산이 조망된다.
멀리 구미시..뒤로 금오산인듯?...
희미하지만 합천의 국립공원 가야산(1433m)살짝 드러난다.. 미세먼지가 저지대에 많다 보니 높은 산의 상층부가 거리가 멀지만 희미하게 드러난다.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마을 뒤로 가야산과 금오산이 모두 조망된다...
유학산 능선길에 자그마한 암릉이 있고 저렇게 멋진 소나무가 즐비하다.
학산리 마을 뒤로 칠곡 백운산(713m)와 황학산(75) 등이 불과 수km밖에 안떨어져 있는데도 미세먼지로 인하여 뿌옇게 드러난다.
아주 희미하지만 대구시내 일부와 멀리 비슬산(1083m)도 잠깐 드러났지만 미세먼지로 인하여 곧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837고지 전적 기념 설명표지판...2km 정도 떨어져 있는 정상 보다 2m 낮다.
쉰들바위의 거대 위용이 시작되는데 정상 능선상에서는 잘 안보인다. 뒤로 칠곡 왜관마을과 희미하게 낙동강이 보이는데 사진으로는 안나왔다.
중간 중간 멋진 소나무와 아기자기한 암릉길..결코 위험한 구간은 없다.
정상 바로 앞 100m 지점 봉우리에 칠곡군 산불감시탑이 있다...무인시설물이다.
다시 바라다 보이는 구미시와 금오산
도봉사로 하산길이 있는 삼거리 이정표
드디어 정상 ..호국영령의 넋을 기린다는 정상 표지석...여기서 구미시와 도봉사로 하산하는 길이 열린다.
정상에서 바라다 본 구미시와 구미시를 가로지르는 낙동강이 희미하게 보이고 뒤로 금오산
구미시
멀리 칠곡군 소재지인 왜관과 낙동강 그리고 철교와 칠곡보가 희미하게 조망된다.
정상 팔각정에서...다부에서 정상길은 3시간 정도 걸리지만, 팥재 휴게소에서 정상을 오른다면 1시간도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라..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이 팔각정을 설치한 듯 하다.
하산길...쉰들바위 사이로 비집고 내려가는 길이다 약간 험하다..위험할 정도는 아닌데 중간 중간 위험 표지판이 친절하게도 여러게 설치되어 있다.
하산길에 바라다 본 정상 팔각정
하산길에 바라다 본 구미시와 낙동강 뒤로 금오산(977m)
하산길에 바라다 보이는 거래 암릉 쉰질바위
도봉사가 조망된다.
멀리 팥재 휴게소도 조망된다(하산지점)
도봉사
도봉사
쉰질바위가 유명한 칠곡 도봉사 탐방
2015.06.15. 유학산 중턱에 깎아지른 절벽을 병풍 삼아 있는 비구니 사찰이다. 가파른 지형에 터를 마련하고 종각과 대웅전, 비로전, 석탑, 산신각, 요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도봉사에서 우측 산길로 약 20분쯤 오르면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이 나타나는데, 어른 키로 50질이나 되며 학이 노닐던 곳이라 하여 쉰질바위 또는 학바위로 불려진다. 대지 면적은 2,347㎡이고 건축 면적은 448.99㎡이다. 법당과 요사채 및 산각, 우물 3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사채는 3층 건물이며, 1층과 2층에는 요사채, 3층에는 요사채와 산신각, 종각이 있다.
산악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유명하다. 한편 예부터 학이 놀던 명산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유학산은 6·25전쟁 때 대구를 사수하기 위해서 55일간 끊임없이 전투를 하여 많은 사상자를 낸 최대의 격전지로서 6·25전쟁 격전지 순례 답사 코스(다부동전적기념관을 지나 왜관 방면으로 1㎞ 정도에 있는 팥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도봉사→팔각정→674고지→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유명하다. 도봉사는 유학산6·25전쟁 격전지 순례 답사 코스 중간에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디지털칠곡문화대전 제공>
도봉사 입구로 해발 600m지점으로 유학산의 7부 능선 쉰질바위 바로 아래에 도봉가 위치해 있으며 여기서 부터 임도를 따라 한참 걸어내려가면 팥재 휴게소가 나온다.
팥재 휴게소에서 바라다 본 쉰질바위와 정상부
아래는 유학산 다부동 전투....퍼 온 글입니다...
[다부동 전투]
遊鶴山은 학이 노니는 산이 아니었다
多富洞(다부동)은 富者(부자)가 많은 동네가 아니었다. 다부동의 遊鶴山(유학산)도 학이 노니는 산이 아니었다. 고지마다 시체가 쌓이고 골짜기 마다 피가 흘러내린 부산교두보 최대의 결전장이었다. 다부동은 지금의 경북 칠곡군 架山面(가산면) 다부리이다.
경부선을 따라 오산-평택-천안-대전-황간 등지에서 스미스지대를 비롯한 미 제24사단의 방어를 뚫고 남하한 적의 主攻 제3사단(사단장 李英鎬)이 국군 제1사단 정면을 엄습해 왔고, 이화령과 조령을 넘어온 敵 제15사단(사단장 朴成哲)과 제13사단(사단장 崔庸縝)이 여기에 가세, 당장 大邱(대구)를 삼킬 듯한 기세였다.
미 제1기병사단과 접하는 국군 제1사단의 좌익인 제15연대는 낙동강이 내다보이는 328고지에, 제11연대는 가산을 포함하여 전차접근로인 泉坪洞(천평동) 좌우 계곡(5번 국도)에, 12연대는 유학산(839m)과 숲데미산(519m) 일대에 橫(횡)으로 포진할 계획이었다.
8월 중순, 국군 제1사단의 방어선은 왜관의 작오산(303고지)?고지(석적읍 浦南)-숲데미산(518고지)-유학산-다부동으로 이어졌다. 그 정면에는 북한군 제3사단의 主力, 제15사단, 제13사단, 제1사단의 1개 연대 등이 몰려와 8월 부산교두보 최대의 결전장이 되었다 이때, 국군 제1사단은 미 제27연대, 미 제23연대, 국군 제10연대의 증원을 받고 사투를 벌여 북한군을 격퇴했다.
피아의 격전은 대구 방어의 관문이자 전술적 요충인 遊鶴山(유학산)에서 벌어졌다. 동서로 4km 정도 뻗어있는 遊鶴山은 이름 그대로 학이 노니는 로맨틱한 산이 아니었다. 유학산이야말로 다부동전투의 승패를 가름하는 요지 중의 요지였다. 防者(방자)가 이 산을 장악하면 적의 步戰(보전) 협동부대의 主접근로인 5번 국도를 제압하는 지형적인 이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고, 攻者(공자)가 이를 확보하면 대구 공격에 유리한 발판이 되는 군사적 요지 중의 요지였다.
이토록 중요한 고지가 상급 사령부의 잘못으로 아군 병력이 배치되기도 전에 적의 수중에 먼저 들어가고 말았다. 이로 인해 유학산의 이름 없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엄청난 피를 뿌리고 말았다.
제1사단의 중앙 일선으로서 숲데미산-유학산 일대를 담당할 제12연대는 8월13일 아침 제2대대를 숲데미산에, 제3대대를 유학산 주봉인 839고지에 각각 배치했다. 海平(해평) 일대에서 제11연대의 지연전에 참가했던 제12연대 제1대대는 主저항선인 유학산으로 철수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사단사령부가 설치된 東明국민학교까지 내려가 거기서 부대를 정비한 다음에 다시 유학산으로 올라가라는 사단의 명령이 내려왔다.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 하에서 主저항선에 배치될 제1대대를 왜 主진지 후방 8km나 되는 사단사령부까지 행군시켜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는지, 그 이유가 모호했다. 그때의 상황은 이러했다.
12일 아침, 1대대장 韓順華(한순화) 소령은 철수 개시 때 멀리 남쪽에 솟은 유학산을 바라보며 행군 상황을 확인하러 나온 副(부)연대장에게 “이곳에서 곧장 유학산에 올라가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다. 부연대장은 “연대에서도 그 점을 착안하여 사단에 건의했으나 사단에서 ‘지시받은 대로 하라’고 하니 난들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했다.
그 결과, 제1대대가 배치될 유학산의 제2봉인 837고지(主峰 동쪽 1.8km)는 공백상태가 되고, 추격에 나선 적은 이 틈에 재빨리 837고지를 점령하고, 다시 동남쪽 1.3km 지점의 674고지까지 진출했다. 대번에 다부동은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제1대대가 부대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8월13일 14시경, 사단장은 제12연대장과 사단작전참모를 대동하고 제1대대장에게 다가와 “順華(순화)야, 유학산에 적이 왔다. 네가 공격해야겠다”고 명령했다.
이에 대대장 한순화 소령은 “어제 아침 행군하면서 유학산에 올라가겠다고 했을 때에는 못하게 하고 이제 와서 공격하라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어떻든 유학산·숲데미산 등을 중심으로 한 다부동의 처절한 고지 쟁탈전이 밤낮없이 벌어졌다. 다부동전투에서 국군의 사상자 1만여 명, 적군 사상자 1만 7500여 명을 기록했다.
다부동 전투는 부산교두보 방어전의 클라이맥스였고, 8월15일은 위기의 절정이었다. 김일성은 8월15일까지 부산을 함락시키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 8월15일을 ‘대구해방의 날’로 정하고 총공세를 걸었다. 치열한 방어전으로 국군의 피로도 한계점에 도달했다. 적은 화력이 우세한 미군의 방어지역을 회피, 제1사단 정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당시 제1사단장이었던 백선엽 대장은 졸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피아가 너무 가까이서 대치해 사격보다 수류탄을 주고받는 혈투가 사단 정면 20km 全 전선에서 밤낮으로 계속되었습니다. 고지마다 시체가 쌓이고 시체를 방패 삼아 싸운 겁니다. 드디어 한계상황에 이르렀어요. 나는 8월15일 미 제8군사령부와 국군 제2군단 사령부에 증원부대를 요청했습니다. 곧 “미 27연대와 국군 제10연대가 증원부대로 투입될 테니 그때까지 전선을 지탱하라”는 회신이 날아왔습니다.>
아래는 영남일보 관련 기사입니다.
61년전 ‘피의 고지전’ 흔적따라, 한 고지 한 고지 탈환하듯 오르다
전적기념관∼(20분)∼철탑∼-(50분)∼674봉∼(50분)∼837봉∼(30분)∼헬기장∼(5분)∼통신시설∼(7분)∼정상∼(25분)∼도봉사∼(10분)∼팥재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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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
더 이상 물러설 수도, 물러날 곳도 없는 최종 방어선. 대구가 함락되면 남한 전체가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
국군은 한때 인민군의 대공세에 칠곡군 동명면(대구까지 불과 10㎞)까지 밀린다. 무려 아홉 차례나 뺏고 뺏기기를 거듭하며 55일 동안 유학산 탈환을 위한 전투가 이어진다. 사상자는 무려 2만7천여명.
그로부터 61년. 피로 산천을 물들였던 그 전선에는 이젠 핏빛 대신 풀빛 바람이 일렁인다.
전쟁의 상흔을 지우고 등산로를 말끔히 정비했고, 고지 탈환으로 되찾은 장소마다 작은 안내도를 세웠다. 이번 산행은 고지탈환을 위해 인민군을 밀고 올랐던 그 길을 따라 올라본다.
중앙고속도로가 지나는 교각 앞, 유학산 등산 안내도가 서있는 곳이 들머리다. ‘674m고지 1.56㎞, 유학산 839m고지 4.7㎞’라고 적힌 안내도를 따라 논과 밭 사이로 난 소로를 따르면 임도와 같은 넓은 등산로가 나온다.
벌목을 한듯 확 트인 지대를 지나 20분 정도 오르면 고압선이 지나는 철탑에 이른다. 여기서부터는 다소 가파르지만 나무계단이 길게 놓여 있어 오르기는 편하다.
9월이 시작되었는데도 볕은 따갑다. 그해 9월은 어땠을까?
불볕더위 속에서 무거운 포를 짊어지고 숱하게 오르내렸을 학도병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짠해온다. 50분을 꾸준히 오르니 첫 봉우리인 674m봉이다. ‘674고지 탈환전’에 대한 해설문이 세워져 있고, 삼각점이 놓여있다. ‘837고지 1.24㎞’라 적힌 이정표도 같이 서있다. 다른 산과는 달리 각 봉우리를 ‘OO고지’로 표기한 것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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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문에는 ‘유학산을 적에게 먼저 내어준 아군이 유학산 탈환을 위해 1950년 8월13일부터 9월24일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국군 1사단은 인민군 13사단과 처절한 싸움을 벌여, 국군이 8부 능선까지는 여러 차례 진격했으나 가파른 산 위에서 던지는 수류탄 때문에 번번이 물러나야 했다’고 적혀 있으며, 8월22일에 특공대가 투입돼 백병전 끝에 고지 탈환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인물은 1사단장 백선엽 장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백 장군은 한때 일본군의 군인이었다는 이유로 3·1절이 가까워지면 매국노가 됐다가 6·25가 가까워지면 영웅이 되는 ‘희비’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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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고지를 향해 발을 내디딘다. 다시 오르막이다. 20분을 오르자 훼손된 삼각점이 있는 작은 봉우리를 지나고 완만한 경사지대를 20분 더 오르니 왼편으로 아담한 소나무가 있는 전망바위가 보인다. 아래로 평화롭게 보이는 작은 마을과 왼쪽 팔공산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가산바위, 정면과 오른쪽으로는 비슬산, 황악산이 조망되는 명당이다.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주능선은 왼쪽이 다부동 방향의 깎아지른 절벽이고, 오른쪽은 다소 완만하지만 잡목이 우거져 조망이 어렵다.
국군이 고지탈환을 위해 밀고 올랐을 때 절벽으로는 접근이 어려웠을 것이고, 오로지 지금 걷고 있는 능선과 오른쪽 사면으로 접근했을 것이라는 그림을 그려본다.
지형도의 표기대로 836, 813m봉을 차례로 지나 30분을 더 가니, 길 가운데 가지가 ‘U’자로 벌어진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잠시 쉬고 있으려니 태풍 ‘탈라스’의 영향으로 바람이 거세진다. 산행 초입에서는 바람 한 점 없이 무덥더니 이젠 한기를 느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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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동전적기념관, 837고지로 향하는 길에 만난 U자로 벌어진 소나무, 유학산 정상에서 하산길에 만난 물봉선. (위에서부터) |
요즘 광고카피 ‘딱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능선 따라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이 산행엔 딱이다.
‘837고지 탈환전’ 해설문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10분쯤 더 가면 비교적 넓은 전망바위에 닿는다. 이후로 연이어 전망바위를 만난다. 바위를 돌아가는 길목에 작은 철제 계단을 지나 가파른 길을 오르면 다시 능선은 완만해지고, 묵은 헬기장과 산불감시용 시설물, 통신 안테나가 설치된 봉우리를 차례로 지난다.
완만하게 숙여진 길은 임도처럼 넓어지고 잠시 후 만나는 안부에 ‘도봉사 600m’라고 적힌 이정표를 지나 5분이면 정상이다. 정상에는 ‘유학정’이란 팔각정이 정상 석을 대신해 세워져 있으며, 여기도 고지 탈환전 해설문이 있다. 팔각정에 오르면 구미시내와 금오산 일대가 손에 잡힐 듯하고 팔공산, 보현산, 금성산 일대까지 조망이 시원스럽다.
진행방향으로 직진해 넓은 내리막길을 따르자 곧 헬기장을 만나고, 왼쪽으로 ‘도봉사 600m’이정표가 있다. 이 길은 산 사면을 따라 완만하다가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진다. 다행히 계단과 로프를 설치한 탓에 위험하지는 않다. 중간 중간에 벤치를 만들어둬 마치 체육공원같은 인상을 준다. 20분 만에 왼쪽으로 거대한 절벽을 만난다. 사람 키의 50배가 된다고 해서 ‘쉰질바위’로 불리는 곳이다. 바위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모퉁이를 돌아내려서면 아찔한 바위아래에 터를 잡은 도봉사가 있다.
경내를 둘러보다 절벽을 타고 오른 능소화 넝쿨에 시선을 멈춘다. 10m는 넘어 보이는 높이까지 거미줄처럼 얽혀 자란 꼭대기에는 9월임에도 아직 꽃이 매달려있다.
도봉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5분이면 넓은 주차장이 있는 팥재휴게소에 닿는다.
50여일간 피로 얼룩졌던 격전지를 돌아보고 잠시나마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며 하루 산행을 마무리하려는데 방해꾼이 나타났다. 건너편 채석장에서 내는 폭음소리가 골짜기를 뒤흔들고 있었다. 그날의 포성을 대신하겠다는 것인지….
■ 태극기 휘날리던 호국의 산
◇…유학산은 부드러운 능선과 기암절벽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6·25전쟁 당시의 흔적을 찾아 전적지 순례도 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산행지다.
산행은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인접한 다부동전적기념관 앞 79번 지방도로변에서 시작한다. 날머리 팥재휴게소까지는 7㎞의 거리. 4시간이 소요되며 중간 중간 조망이 빼어난 바위 쉼터가 있어 산행 중에 눈 즐거움이 그만이다. 정상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는 도봉사쪽을 들머리로 많이 이용하지만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한 고지 한 고지 밟는 재미는 덜하다. 갈림길이 없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등산로에는 식수가 없으므로 미리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 교통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내려 우회전해 약 300m 가면 ‘다부동전적기념관’이 보인다. 고속도로 교량 아래에 안내도(수리 중)와 이정표가 있다. 팥재휴게소로 가려면 다부IC에서 좌회전, 79번 지방도로를 따르다 오른쪽으로 ‘도봉사’ 이정표를 따라 1.9㎞를 가면 넓은 주차장과 휴게소가 있다.
대중교통은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군위, 의성, 안동방향의 버스를 이용해 다부리에 내리면 된다.
■ 잘 데와 먹을 데
◇…유학산 들머리인 다부리 일대에 숙소와 식당이 많다. 팥재휴게소에서 약 2㎞ 거리에 도개온천 (054-975-3700)이 있다. 지하 820m의 화산암반층에서 끌어올린 35℃ 물을 사용한다. 약알칼리성 유황온천수로 유황게르마늄, 나트륨, 염소, 불소 등이 함유돼 있다. 인근지역에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주변에 식당이 많다.
칠곡군 석적읍 도개2리 마을회관 앞에 온천골 아바이순대 국밥집(054-975-5662)이 있다. 옛 정미소 건물인데 ‘순대’라고만 적은 간판이 고작이지만 맛집으로 소문날 만큼 담백한 맛이 자랑이다.
■ 볼거리
△다부동전적기념관= 산행 들머리인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6·25전쟁 현장교육을 위한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981년 국방부에서 건립해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6·25전쟁의 참극으로 인해 조국의 운명이 갈림길에 섰을 때의 생생한 기록과 당시 사용했던 무기 160여 점도 전시하고 있다. (054)973-6313
△요술의 고개= 칠곡군 석적읍을 지나는 79번 지방도와 지천면을 잇는 5번 군도의 경계인데 석적읍 방향에서 오르면 분명히 내리막으로 보이지만 완만한 오르막인 길이 180m의 착시현상 구간이다. 차량의 기어를 중립으로 넣고 브레이크에 발을 떼면 언덕으로 보이는 뒤로 움직인다.
<대한산악연맹 대구시산악연맹 이사·대구등산학교 강사 apelo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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